디자인 문화비평 2

4년간의 건축학도로서의 자세를 가다듬어 볼즈음, 과연 내가 무엇을 학교에서 배웠는가 되돌아 보게 되었습니다. 결론은 사회진출을 위해 기능인으로서의 자세도, 상아탑의 임원으로서도 자격미달이라는 참담함에 빠져 방황하고 있을무렵. 수업시간에 그렇게도 부르짖고 애타게 찾아헤메던, 듣기는 아무렇지도 않게 들으면서 여전히 머릿속에서 맴돌던, 디자인에대한 사색이 필요하다고 뒤늦게 느끼던 차였죠. 이책저책 많았는데 표지가 독특하고 충격적인 책이 눈에 들어오더군요. 순전히 그 때문이었죠. 그 속을 들여다 보는 데 이건 그냥 요새 카페나 서적입구에 무가지로 놓여있는 소위 젊은 잡지 냄새가 물씬나는 느낌이었습니다. 첨엔 적절히 배치되어있는 그림들이 주변 문맥과 어우러져서 쉽게 읽을수 있는 교양서정도로 생각했었죠. 하지만 절대 아닙니다. 특집이나 기획좌담의 무게는 은근히 제 눈과 책을 받치고 있던 손에서 어깨까지 힘이 들어가게 하였으니까요.결국 보기쉬운 책 뒷부분의 그림이야기 나 창작과 불평 꼭지부터 읽고(보고) 쉬엄쉬엄 읽었습니다. 주간잡지같이 가볍게 읽기시작하여 적지않은 포만감을 느낄수 있는 좋은 책이라 생각됩니다. [인상깊은구절]상식적인 가설을 갖고 있던 나는 공익광고를 볼 때마다 괴이한 이질감을 느끼곤 한다. 이를테면 나 같은 성인여성은 국가의 일원으로 별로 고려되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생각은 생각에 꼬리를 물고 가다가 이 나라의 거시적 지표가 가슴에 불조심과 반공표어를 의무적으로 달게 하던 1960년대나 70년대와 대체 무엇이 얼마나 달라졌는 지 의문스러워지곤 한다.....
현대인의 의식구조에 암암리에 작용하는 정치 디자인 권력을 해부한 저서. 우상과 허상의 파괴 에 이은 두번째 무크지이다. 건축가 이상헌, 영화평론가 유지나 등이 필자로 참여했으며 현실 조건에 깊숙이 개입하고 있는 지배층의 의식 구조를 폭로하고 있다.

1. 기획의 - 2호를 발간하며
2. 기획 좌담
- 정기용, 신영길, 이정우, 김심수 -21세기 삶과 디자인 문화
3. 특집 : 정치ㆍ디자인ㆍ권력
- 김성복 : 모피ㆍ히피ㆍ철면피 패션과 정치
- 이상헌 : 현대 건축의 담론과 공간의 정치학
- 유지나 : 공익광고로 본 구호민국론
- 김민수 : 허공 속의 한국적 예술 민주화 : 정치 없는 디자인 정치
- 이재현 : 만화와 권력 : 똥폼 잡는 권력들에게 고함
- 박찬경 : 제5공화국 문화에 대한 기억
4. 창작과 불평
- 조습 : 나는 콩사탕이 싫어요
5. 가로지르기
- 이정우 : 눈과 마음 사이 : 인식론적 회귀
- 고원 : 나의 한글 구체시
6. 그림 이야기
- 현태준 : 엉망진창 세상 만세
7. 디자인과 삶
- 김창남 : 새로운 세기 청년 문화의 가능성
- 김형수 : 디지털 귀신 잡는 세 가지 이야기
- 김현도 : 看板別曲
- 이명석 : 아름다운 만화를 보려면 아름다운 책을 만들어달라 - 만화 문화의 바탕은 출판 문화
8. 비교문화비평
- 나선희 : 서유기에서 매트릭스까지 : 고대 중국인이 본 가상공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