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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중음악사 산책


젊은 사람들은 분명 관심없을 책이예요. 저는 50대이고 어릴때 음악을 사랑하시당 삼촌 덕분에 초등 저학년때부터 이런 저런 가요책과 엘피판으로 노래를 즐겨듣게 됐죠. 요즘 청소년들이 뮤직뱅크를 본다면 저는 가요 톱텐과 쇼쇼쇼를 빼놓지 않고 봤어요. 쇼쇼쇼는 제게 살짝 어려운 느낌이 드는 프로그램이었지만 학년이 올라갈수록 재미가 더해갔죠. 크면서 그 프로를 생각하면 낭만적이면서도 프로페셔널한 프로였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은 그 프로그램의 배경을 설명해 주는 느낌? 음악적인 재료로 그 시대의 사회상을 보여주는 책입니다. 10년 동안의 일들을 이렇게 방대한 양으로 정리한 책이 또 있을까요? 지금처럼 자료구하기기 쉽지 않았던 시절, 발품팔아 모으셨을 열정이 느껴지는 책입니다.50대 이상의 대중가요를 사랑했던 사람이라면 소장하시기를 강추하는 책입니다. 제가 청소년기를 지낸 80년대, 사회생활하던 90년대 이야기... 빨리 출판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본격 한국대중음악 역사서의 탄생

그간 한국에 본격적인 ‘대중음악사’라 할 만한 작업이 있었던가? ‘외국’(주로 미국) 대중음악사의 번역이나, 특정한 주제 아래 한국대중음악사의 단면을 잘라 보여주는 작업은 비록 간헐적이긴 하지만 꾸준히 이루어져왔다. 하지만 한국대중음악 통사 서술은 그 시도도 많지 않았고, 스타나 유행가 중심의 흥미성 서술이 대부분이었다. 또한 그마저도 텍스트 위주인 경우가 많아 정작 당시의 실상을 놓치는 경우가 태반이었다. 이는 현대사회에서 대중음악이 차지하는 비중을 생각할 때 큰 불행이 아닐 수 없다. 음악이 삶의 심원한 매개가 되지 못하고 점점 한순간의 향락으로서 소비되는 경향은, 그간 한국사회가 대중음악의 역사에 대한 성찰을 소홀히 한 것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한국대중음악사 산책 은 수십 년에 걸친 저자의 열정적 자료수집의 결과물로서, 한국대중음악의 한 괄목할 만한 시기를 고스란히 되살려놓은 역사서다. 해방 이후 근대 대중음악의 태동부터, 미군정기와 1950년대 전후 참상 속에서 이루어진 대중음악의 약진, 그리고 1960년대 청년문화세대의 폭발과 1970년대의 다채로운 양상들까지, 밀도 있고 입체적인 이야기가 펼쳐진다. 책의 여정은 한국대중음악사의 거대한 전환점인 1975년 대마초 파동까지 이어진다.
저자는 지엽적인 역사적 팩트의 나열에 골몰하기보다는 각기의 결정적 장면들을 속도감 있게 스케치하여, 이 시기 대중음악의 큰 흐름을 한눈에 들어올 수 있게 했다. 또한 대중음악사 책들이 빠지기 쉬운 함정인 스타와 유행가 위주의 서술을 지양하고, 당대의 문화 인프라와 작곡가, 제작사 등에 관해 두루 짚었다.
무엇보다 이 책은 관련사진과 글자자료, 광고, 음반자켓 등을 방대하게 제시한다. 이는 한국의 그 어떤 연구자나 비평가도 본격적으로 시도하지 못했던 것으로, 저자는 당시의 일간지, 주간지, 월간지, 화보집 등의 1차 자료들을 여러 해 동안 그야말로 저인망식 으로 헤집으며 아카이브를 구축했다. 이로써 지금껏 거대한 공백으로 남아 있던 대중음악 관련 이미지 자료들이 대중음악 역사서에 당당하게 자리하게 되었다.


프롤로그_한국대중음악사라는 미개척지를 만나다

Disk 1 미국식 대중음악으로 전환하다
Track 1. 기름 짜는 기계로 음반을 제작하다
Track 2. 한국 대중음악의 요람, 미8군 무대
Track 3. 원조 음악의 황홀한 경험, 내한공연
Track 4. 한국형 팝을 제시한 작곡가 손석우
Track 5. 뜨겁고 날것이 난무하는 곳, 극장쇼 무대
Track 6. 솔로에서 떼창으로, 보컬그룹의 탄생
Track 7. 스타에서 패가망신까지, 멀고도 험난한 신인가수의 길
Track 8. 트로트의 근대화로 자신의 시대를 맞이한 이미자
Track 9. 국제적 스타로 돌아온 윤복희가 던진 문화적 충격
Track 10. 환호에서 숭배로 격상된 차중락과 배호
Track 11. ‘도시 대 농촌’ 남진과 나훈아의 라이벌전

Disk 2 구린 것은 가라, 청년세대의 등장
Track 1. 한국 통기타음악은 어떻게 시작되었을까
Track 2. 청년들의 밤의 해방구 ‘심야 음악 프로’ 그리고 교주 디제이
Track 3. 클럽문화의 원조, 음악감상실 세시봉
Track 4. 악단에서 밴드로, 경음악 경연대회와 젊음의 대제전
Track 5. 새로운 청춘스타의 등장, 조영남과 최영희
Track 6. 청년문화세대가 원했던 바로 그것, 트윈폴리오
Track 7. 너무 일찍 나타난 자유인 한대수
Track 8. 신중현의 밴드 결성 삽질기
Track 9. TV형 가수 펄시스터즈의 등장
Track 10. 김추자의 섹시코드로 총각들 넋이 나가다
Track 11. 한국 록밴드의 군웅할거 ‘보컬그룹 경연대회’
Track 12. 클리프 리처드 내한공연으로 어른들 뚜껑 열리다

Disk 3 주류 음악으로 부상한 청년세대
Track 1. 김민기, 한국 통기타음악의 자아를 만들다
Track 2. 통기타음악 창작의 산실 ‘청개구리’
Track 3. 한국의 우드스탁 ‘청평페스티벌’
Track 4. 고고 선풍과 나이트클럽의 하룻밤
Track 5. 새로운 것은 모두 여기에, 음악살롱의 등장
Track 6. 머리와 치마 길이를 국가가 관리하다
Track 7. 유신정권의 분서갱유, 대마초 파동

에필로그_폐허 위에 피어난 새싹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