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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기원

4장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인간의 산도는 좁고 태아의 머리는 커서 출산이 목숨을 걸어야 하는 어려운 일이 되었다. 직립 보행을 시작한 인간은 몸은 그대로이고 머리만 점점 커지게 된다. 딜레마가 생긴다. 직립 보행을 하기 위해서는 골반이 좁을수록 유리하기 때문에, 산도를 넓힐 수 없다. 공반뼈 사이가 물렁해지고, 벌어질 수 있게 하여 어찌저찌 아이를 낳는다. 유인원은 새끼를 낳을 때 쪼그려 앉는다. 중력의 도움을 받기 위해서다. 태아의 얼굴은 엄마의 배꼽 쪽을 향한 채 산도에 들어간다. 엄마는 팔을 뻗어 아이를 몸 밖으로 꺼내고, 바로 품에 안을 수 있다. 아이와 엄마가 얼굴을 마주보며 출산하는 것이다.인간은 정반대다. 인간의 태아는 어깨를 산도에 맞추기 위해 몸을 비틀고, 산도의 모양에 맞추어 또 몸을 비튼다. 종국에 얼굴은 엄마의 몸 뒤쪽을 향하게 된다. 엄마는 스스로 신생아를 빼낼 수 없다. 아기의 목이 뒤로 꺾여 죽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간의 출산은 혼자서가 아닌, 여럿이서 해야 한다. 누군가 아기를 빼내어 엄마에게 건네주어야 한다.이런 사회적 인 출산의 기원은 최소 5만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러나 모든 아이가 축복을 받으며 태어나지 않고, 모든 산모가 도움을 받으며 출산하지 않는다. 4장을 읽으며 미혼모 생각이 많이 났다. 임신 사실을 알려선 안 되기 때문에 숨어서 아무 도움도 받지 못한 채 아이를 낳게 되는 산모. 산도는 좁기 때문에 아이가 쉽사리 나오지 않는다. 이 과정에서 산모가 기절이라도 하면, 아이는 산도에 끼어서 질식해 죽는다. 신문에 실리는 아이를 화장실에서 낳던 여학생, 아이가 사망하다... 같은 자극적인 기사의 이면에는 이런 사정이 있다. 아이는 혼자 낳을 수 없는데, 이 사회는 그를 혼자 두었던 것이다. 당연히 사람이 죽을 수밖에 없다. 이런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겪은 사람에게 적절한 치료는 받을 수 있게 해 주었는지, 어떻게 가정으로 돌아가게 해 주었는지, 이런 이야기는 아무도 하지 않는다. 신문은 아기가 죽었다고만 말할 뿐이다.사회적 출산을 하지 못하게 한 것은 국가다. 출산을 산모 혼자의 것으로 만들었다. 낙태죄가 통제하려는 몸은 아이를 낳는 몸 하나 뿐이다. 아이가 태어나기 위해서는 여러 사람이 필요하다는 걸 모르는 사람들이 법을 만든다. 이런 점들이 너무나 끔찍하게 느껴졌다.

우리 인류의 기원을 쫓아함께 떠나는 시간 여행!오늘날의 우리와 흡사한 ‘사람다운 얼굴’을 한 최초의 인간은 언제 어디에서 처음 등장했을까? 인류는 아프리카 대륙에서 태어나 전 세계로 퍼진 것일까, 아니면 유럽이나 아시아 등지에서도 모습을 드러냈을까? 우리 몸속에도 네안데르탈인의 피가 흐르고 있을까? 인도네시아에서 발굴된 호빗을 꼭 닮은 난쟁이 화석은 우리 친척 인류일까? 두뇌가 커진 게 먼저일까, 직립 보행이 먼저일까? 농경이나 문명은 인류를 더욱 풍요롭게 만들었을까? 인류는 언제 온몸을 뒤덮고 있던 털을 잃고 백설공주와 같은 흰 피부를 갖게 되었을까? 최신 고인류학이 안내하는 우리 인류의 탄생과 진화를 둘러보는 흥미로운 여행에 (주)사이언스북스가 독자들을 초대한다. 인류 진화 전문가이자 고(古)인류학자인 이상희(캘리포니아 대학교 인류학과 교수)와 손꼽히는 과학 전문 기자 윤신영( 과학동아 편집장)이 만나 인류 역사에서 이정표가 된 22가지 굵직한 이야기들을 꼽았다. 인류의 기원: 난쟁이 인류 호빗에서 네안데르탈인까지 22가지 재미있는 인류 이야기 는 지난 세기 내내 세계 곳곳에서 발굴된 다종다양한 인류 화석과, 유전학을 비롯한 현대 생명 과학 기술에 힘입어 옛 화석 뼈에서 유전자를 추출하여 분석한 고(古)DNA 자료를 바탕으로 어디서도 들을 수 없었던 인류의 새 역사를 들려준다. 지구상에서 인간이 탄생하고 지금의 모습으로 진화하기까지, 최신 고인류학이 밝혀낸 인류의 길고도 흥미로운 여정과 지금도 논쟁 중인 인류의 기원을 둘러싼 뜨거운 쟁점들을 지금 만나 보자. 이 책에 실린 22개의 이야기들은 그동안 학생들에게 인류학을 가르치면서 떠오른 단상들, 그리고 제가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상황들을 인류의 진화와 연결 지어 좀 더 쉽고 재미있게 풀어 쓴 글들입니다. 많은 경우는 누군가의 구체적인 질문에 답하기 위해 쓰기 시작했지만, 적지 않게는 누군가가 무심결에 한 얘기를 듣고 거기에 대해 고민하고 답을 찾아보고자 쓴 것입니다. 우리 인류의 기원을 쫓는 이 길고도 흥미로운 여행을 여러분 모두가 저와 함께 신나게 즐겼으면 합니다. ―이상희 | 캘리포니아 대학교 인류학과 교수 고인류학이라는 주제를 다루면서 흔히 볼 수 있는 연대기식 순서가 아니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일상적인 소재를 테마로 진화를 풀어내는 독특한 형식의 글을 이상희 교수에게 제안했습니다. 애정이 담긴 연재물이 이제 책의 형태로 나왔습니다. 또 다른 독자에게 다가갈 차례입니다. 이 교수의 영감 어린 글이 더 많은 이들에게 또 다른 영감을 불러일으키면 좋겠습니다. ―윤신영 | 과학동아 편집장


머리말 함께 여행을 떠나요―이상희 5쪽

1장 원시인은 식인종? 21쪽
2장 짝짓기가 낳은 ‘아버지’ 37쪽
3장 최초의 인류는 누구? 51쪽
4장 머리 큰 아기, 엄마는 괴로워 63쪽
5장 아이 러브 고기 73쪽
6장 우유 마시는 사람은 ‘어른 아이’ 85쪽
7장 백설공주의 유전자를 찾을 수 있을까? 95쪽
8장 할머니는 아티스트 105쪽
9장 농사는 인류를 부자로 만들었을까? 119쪽
10장 베이징인과 야쿠자의 추억 129쪽
11장 아프리카의 아성에 도전하는 아시아의 인류 139쪽
12장 ‘너’와 ‘나’를 잇는 끈, 협력 151쪽
13장 ‘킹콩’이 살아 있다면 165쪽
14장 문명 업은 인류, 등골이 휘었다? 175쪽
15장 가장 ‘사람다운’ 얼굴 찾아 반세기 187쪽
16장 ‘머리가 굳는다’는 새빨간 거짓말! 197쪽
17장 너는 네안데르탈인이야! 209쪽
18장 미토콘드리아 시계가 흔들리다 221쪽
19장 아시아인 뿌리 밝힐 제3의 인류 데니소바인 233쪽
20장 난쟁이 인류, ‘호빗’을 찾아서 243쪽
21장 70억 인류는 정말 한 가족일까? 255쪽
22장 인류는 지금도 진화하고 있다 267쪽

맺음말 Ⅰ 큰 대가를 치르고 얻은 소중한 인류의 모습―이상희 279쪽
맺음말 Ⅱ 낯선 고인류학 세계로의 초대―윤신영 283쪽
부록 Ⅰ 진화에 대하여 궁금했던 몇 가지 287쪽
부록 Ⅱ 인류 진화의 계보 297쪽
참고 문헌 307쪽
찾아보기 333쪽
사진 저작권 34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