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퍼주는 여자
나의 집 책장 그림자가 드리워진 구석엔 두툼한 보험약관이 자리하고 있다. 보험을 든 이후로 제대로 펼쳐본 일이 없는 것 같다. 엄마의 친구분을 통해 간략한 설명을 듣고, 나에게 그리고 남편과 아이들에게 필요하다기에 계약서에 사인을 했을 뿐, 내가 어떤 보험에 가입을 했고, 어떤 보장을 받을 수 있는지 정확히 알지 못한다. 약관은 그저 보기싫은 크기의 서체로 가득차 있는 그 무엇일 뿐이다. 병원에서 큰 돈나가면 엄마의 친구분(보험설계사님)께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지 없는지 여쭤보는 게 편하다 생각하며 살아왔다. 그래도 작은 실비는 건건이 모아 직접 보험금 청구를 하러 보험회사로 발걸음을 한다. 어쩌면 내 의사가 아닌, 20년 가까이 보험설계 일을 하신 엄마 덕분에 보험 이라는 것을 곁에 두고 있는지도 모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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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2. 4.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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